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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 '그리스인 조르바'

쬬앤 2020. 2. 17. 18:21

20살엔 대학 입학, 25살엔 취업, 30살엔 결혼 ...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대에 맞는 성과를 기대받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스스로 기준을 정해놓고 그에 맞춰 살아가려 노력해왔다. 그 기준대로 성과를 이루지 못했을 때 얻는 좌절감, 조바심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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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르바는 그런 잣대따위는 벗어던지는 인간이다. 사소한 규칙마저도 무시하고 그저 몸의 리듬에 맞춰, 내키는대로 춤추듯이 행동한다. 자유롭고 때로는 과격하기도 한 조르바를 보면서 해방감을 느꼈다. 에너지 넘치고 본인의 마음을 따라 매사에 진심으로 행동하는 사람. 그 열정적인 태도에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 '삶'이라는 단어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때로는 과격한 표현을 할 때도 있지만, 그만큼 조르바가 그 대상에 깊이 마음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가장 단순한 생각이지만 그 자체가 곧 진리가 되는, 그런 깨달음을 주는 말들이 많았다. (그래서 책 한 장 넘기는 꼴로 인상깊은 구절들이 있었다.)

 

 조르바와 그 외 등장인물들의 대사, 행동도 인상적이었지만 또 이 책에서 좋았던 것은 크레타 해변의 묘사였다. 파도가 모래를 삼키고, 무화과 열매가 맺혀있고, 말린 오렌지가 식탁에 올라와있는 크레타 해변을 상상하기만 해도 해변의 짭짤한 공기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두목'인 주인공의 사색을 읽으면서도 많은 생각을 했다. 주인공과 함께 고뇌하며 인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책을 읽는 내내 곱씹었다. (그리고 고민했던 부분의 실마리는 대체로 조르바에게서 얻었다. 주인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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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의 삶의 태도를 본받고 싶지만 이렇게 과격하고 자유롭게 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 (주변 사람들도 많이 힘들 것이다. )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일상 속에서 때로는 조르바처럼 자유롭게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그 과정에서 많은 갈등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나의 인생을 받아들이고, 인생을 느끼며, 살아있음을 온 피부로 깨달으며 살아가는 것! 대상은 단순하게 생각하고, 진심을 다하는 것!

 

그런 태도가 필요할 때마다 이 책을 다시 꺼내들고 조르바를 만나러 가야겠다.